더트래커 = 박지훈 기자

도시가스 공급 국내1위 기업 삼천리가 조미김 제조사인 성경식품 인수를 결정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은 보유 중인 성경식품 지분 100%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천리그룹을 선정했다. 양사는 매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다만 MOU는 구속력 있는 계약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천리는 성경식품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실사 완료 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등 후속 절차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실사를 진행했던 만큼 이번 실사는 신속히 마무리될 전망이다. 매각가액은 약 2000억 원 수준이 거론된다.

인수 자금은 외부 조달 없이 자체 현금으로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삼천리의 올해 상반기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8258억 원, 순현금은 3574억 원으로 집계된다. 최근 2년간 순현금 보유 규모 역시 3000억 원에 육박한다.

성경식품이 판매하는 ‘지도표 성경김’. 사진=성경식품 유튜브


지난해 하반기 삼천리는 성경식품 공개매각에 참여했으나, 가격 협상에서 이탈하며 거래가 무산된 바 있다. 최근 삼천리 측의 식음료(F&B) 사업 확대가 필요하다는 전략적 방향과 맞물려 딜이 다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삼천리는 도시가스에 치우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왔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2조9143억 원 가운데 도시가스 매출이 2조1081억 원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그룹 내 인수합병(M&A) 전문 인력을 강화하며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삼천리는 외식사업 부문(SL&C)을 통해 중식 프랜차이즈 ‘차이797’, 홍콩 대중 음식점 ‘호우섬’, 한우 등심 전문점 ‘바른고기 정육점’, 직화구이 전문점 ‘서리재’를 운영 중이다. 일본 스시 브랜드 ‘이타마에 스시’도 국내에 선보였다. 성경식품 인수 시 기존 외식 사업과의 식자재 시너지 확대가 기대된다.

성경식품은 1981년 대전 전통시장에서 시작한 식품 회사로, ‘지도표 성경김’으로 널리 알려졌다. 대전 지역에서 촘촘한 영업망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어펄마캐피탈은 2017년 1510억 원에 성경식품을 인수한 뒤, 해외 시장 매출을 키워왔다. 지난해 성경식품의 매출은 1236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절반이 해외에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