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장교로 입대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인 이지호(24)씨가 28일 11주에 걸친 교육을 마치고 해군 장교로 임관했다.

임관식에는 이 회장과 할머니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은 물론 어머니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 가족 등도 모두 참석했다. 이지호씨의 친가, 외가가 총출동했다.

이날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소위 89명(해군 75명, 해병대 14명)이 임관했다.

이날 지호씨는 후보생 89명을 대표해 ‘대대장 후보생’으로서 제병 지휘를 했다. 제병 지휘란 군대 행사 등에서 부대를 통솔해 지휘하는 것을 말한다.

해군사관학교 측은 “훈련 기간 동기들과도 잘 지내고 바르게 생활하며, 훈련에도 열심히 참여했다”며 지호씨에게 제병 지휘를 맡긴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임관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 지호씨의 할머니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과 고모인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외할머니인 박현주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부회장, 이모인 임상민 대상 부사장 등 지호씨의 친·외가 가족이 총출동했다.

지호씨의 부모인 이재용 회장과 임세령 부회장이 같은 공식 석상에 자리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혼 후 처음이다. 두 사람은 떨어져 앉아 아들의 임관식을 지켜봤다.

임관 장교 계급장 수여식 때는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이 직접 연병장으로 내려가 아들 지호씨에게 계급장을 달아줬다. 지호씨는 두 사람을 향해 경례 후 임관 신고를 했고, 이 회장과 홍 명예관장도 경례로 화답했다.

이 회장은 지호씨에게 “수고했어”라고 격려했다. 이 회장 등이 가족석으로 자리를 옮기자, 지호씨의 모친인 임세령 부회장과 임상민 대상 부사장이 지호씨에게 다가가 임관을 축하했다.

지난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난 지호씨는 복수 국적자이지만, 해군 장교로 복무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현행법상 복수 국적자의 경우 일반 사병 입대 시에는 복수 국적 신분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장교로 복무하기 위해서는 외국 국적을 포기해야 한다. 삼성가(家)에서 장교를 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