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자산신탁 CI


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전국 14개 부동산신탁회사들 중 7개사가 지난 3분기(7~9월)에도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신탁사들은 선제적인 충당금 등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적자가 많이 줄었지만 비우호적인 부동산 업황 지속으로 많은 부동산신탁사들의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3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와 금융투자협회 공시자료 등에 따르면 올 1~9월 순손실 규모가 가장 컸던 부동산신탁사는 우리자산신탁으로 1810억원에 달했다. 우리자산신탁의 분기손순실은 올 1분기 138억원, 2분기 762억원, 3분기 910억원 등으로 올들어 계속 커지고 있다.

부동산신탁사별 순손익(한신평 정리)

이 부동산신탁사의 당기손익은 2023년에만 해도 323억원 흑자였으나 작년에 18억원으로, 흑자규모가 크게 줄어든 후 올들어서는 큰폭의 적자를 계속 기록하고 있다.

우리자산신탁 다음으로 올 1~9월 적자가 많은 곳은 무궁화신탁(-653억원), 교보자산신탁(-576억원), KB부동산신탁(-179억원), 코리아신탁(-146억원) 등의 순이다.

작년 3086억원의 적자를 냈던 신한자산신탁은 올 1~9월에는 194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소송 등에 대비, 일찌감치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결과로 보인다. 교보자산신탁, 무궁화신탁, KB부동산신탁, 코리아부동산신탁 등도 아직 적자이긴 하지만 작년보다 적자규모가 많이 줄었다.

올 3분기로만 따지면 14개사 중 대한토지신탁, 무궁화신탁, 신영부동산신탁, 우리자산신탁, 코리아신탁, 한국토지신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등 7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이 중 신영부동산신탁은 3월 결산법인이다.

무궁화신탁 홈페이지의 미션과 목표


한신평은 올 3분기 7개 부동산신탁사의 적자는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개발신탁(이하 ‘책준형 개발신탁’) 사업장과 차입형 사업장의 대손 인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3분기 대손 부담이 크게 발생한 업체의 경우 책준형 개발신탁은 금융감독원의 충당금 산출 적정성 검토 결과 대규모 상각비를 반영한 영향이 컸다. 차입형 토지신탁의 경우에도 외부평가 권고를 받은 일부 업체는 충당금 설정과 관련해 회계법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다 3분기에 자체적으로 분양률 저조 사업장에 대한 건전성 재분류 및 대손 인식도 확대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신평은 추정했다.

올 3분기까지 책준형 개발신탁의 충당금 적립이 일정 수준 이상 이루어짐에 따라 책준형 개발신탁 관련 대규모 대손부담은 경감될 것으로 보이나 대손과 별개로 소송위험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한신평은 밝혔다.

또 차입형 사업장의 경우 분양 성과가 연초 전망보다 저조한 상황이어서 준공후 미분양 사업장의 회수 지연을 고려할 때 대손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신평은 토지신탁보수 감소세가 이어지며 신탁사의 수익창출원 약화가 지속되는 점 또한 실적저하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올 3분기 토지신탁보수는 1248억원으로 전년 동기 1535억원 대비 19% 감소했다.

일부 회사의 리츠 관련 수익이 실적 하락폭을 완화하고 있으나, 토지신탁의 신규 수주 감소 추이를 고려 할 때, 신탁사의 수익창출력 회복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한신평은 전망했다.

올 3분기 신탁계정대 증가폭이 2024년 분기평균 약 7천억원보다는 감소했으나 여전히 약 4천억원 가량씩 증가하면서 부동산신탁 산업의 신탁계정대 합산 잔액은 8.8조원까지 상승했다. 차입형 사업장 뿐만아니라 일부 책준형 사업장에 대해서도 신탁계정대 투입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진행 중인 책준형 사업장 수가 감소함에 따라 잠재적인 신탁계정대 투입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분석하나, 예상치 못한 공사비 상승 등의 리스크가 잔존하고 있어 올해 말까지는 책준형 신탁계정대 투입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한신평은 전망했다

부동산신탁사별 부채비율(한신평 정리)


한신평은 또 지난 9월 말 기준 14개 부동산신탁사 중 6개사(교보, 대토신, 무궁화, 신한, 케이비, 한투)의 부채비율이 100%를 초과하고 있으며, 이 중 5개사(대토신, 무궁화, 신한, 케이비, 한투)는 부채비율이 150%를 상회하고 있어 재무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무궁화신탁(390.7%)이며, 다음은 한국투자부동산신탁(243.9%), 신한자산신탁(159%), KB부동산신탁(155.5%), 대한토지신탁(150.8%), 교보자산신탁(102.3%) 순이다.